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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12-15 16:46

나누는 삶이 행복합니다.

글쓴이 : 관리자

나누는 삶이 행복합니다.

유방암을 극복한 강미순님은 적십자 중앙 혈액원에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으며, 인터뷰 당일에는 시청역 근처 우리은행의 단체 헌혈이

있는 날로 출장 근무를 하고 있었다. 그곳에서 만난 간호사복을 입은 강미순님은 암환자라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건강해 보였고, 단체 헌혈의 현장관리 책임자로 그 누구보다도 활기차게 일하고 있었다. 채혈과 현장 관리로 바쁜 와중이었지만, 시간을 내어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주었다.

"믿을 수 없었어요. 나는 이렇게 너무도 건강한데…."

10년을 열애 후 결혼하여 낳은 첫아기가 모든 선천성 질환을 가지고 태어난 것이다. 심장의 중격 결손, 구개 파열을 포함해 심각한 뇌성마비 아기였다.
그 아이를 위해 10년 동안 다니던 직장인 대한 적십자 중앙 혈액원을 그만두고, 남편과 함께 아기를 위해 모든 시간과 노력을 쏟았으나 결국 6년 만에 하늘 나라로 보내게 되었다. 이것이 강미순님이 맞은 첫 번째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이후 강미순님은 적십자 혈액원을 재입사 하여, 전과 같이 일하게 되었다. 첫아이가 가슴에 남아있지만 3년 후 건강한 둘째를 얻게 되어 다행히 예전의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 새롭게 일을 시작하면서 골수기증, 장기기증 분야의 일을 겸하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98년 가을쯤 신장 기증을 결심하고 3개월 후에 한 여대생에게 신장이 필요하다는 연락에 주저함 없이 자신의 신장을 떼어줄 정도로 건강하고, 사랑을 몸소 실천할 줄 아는 넉넉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아들을 잃어버린 아픔이 아물 무렵인 그로부터 3년 후, 강미순님에게 믿을 수 없는 일이 또 다시 일어나고 말았다.

“중요한 업무로 인해 고민을 하던 중 잠자리에 누워 우연히 만진 가슴의 이상한 조짐에 깜짝 놀랐습니다. 오른쪽 가슴에 딱딱한 덩어리가 선명하게 만져졌으니까요….”

다른 사람들의 건강검진을 관리하는 것이 자신의 업무였지만, 정작 자신은 바쁜 나머지 3년 동안 직장 건강 검진도 받지 않을 정로도 자신의 몸을 돌보지 못했던 것이었다. 가슴의 덩어리가 너무도 선명했지만, ‘설마 암일까’ 라고 생각하며, 일이 다 끝난 후 집 근처의 병원을 방문하게 되었다. 결과는 진짜 암이었다. 유방암 2기라는 진단을 받은 것이다.

“진짜 암이에요?”

유방암이란 진단을 받고 이렇게 물었다고 한다. 그 동안 신장기증을 하고, 헌혈도 여러 번 할 정도로 건강하다고 생각했는데, 유방암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도 워낙 긍정적인 성격인지라 많은 고민을 않고 바로 수술을 결정하였다고 한다.

“처음으로 수술 후 울었어요…. 밤새 울었죠.”

유방암이라는 소리를 듣고도 울지 않았지만, 수술 후 처음 만져본 자신의 가슴에 깜짝 놀랐던 것이었다. 움푹 패어진 가슴이 너무도 큰 충격이었다. 자신에게 소중한 한가지를 또 한번 잃은 순간이었다. 첫아이를 잃은 지 3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가슴에 남아있는 것 같이 살고 있었는데, 여성에게는 신체기관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가슴을 잃게 되어 인생에 있어서 가장 힘든 시기를 맞은 것이었다.

하지만, 입원해 있는 동안 자신을 끊임없이 찾아와 준 소중한 사람들로 인해 힘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암으로 진단 받고 병원에 있지만, 자신의 밝은 모습에 위로를 얻고 돌아가는 여러 동료들을 보며 더욱 힘을 낼 수 있었다고 한다.
평소 성당을 다니던 강미순님은 종교 생활이 긍정적인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암을 진단 받은 후 인생의 어려움을 해결하시는 분이 주님임을 알게 되었고, 유방암 이라는 자신의 아픔을 통해 기도하고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그래서인지 다른 사람보다 더 빨리 우울한 마음에서 자유로워 질 수 있었다.

누구나 쉽게 넘어갈 수 없는 항암화학요법…

총 6차의 항암화학요법 중 3차와 4차가 가장 힘들었고, 구토로 먹지도 못하고 머리카락도 다 빠졌다. 하지만, 고단백식사가 암을 이기는 필수라고 여기고 잘 먹으려고 노력했고, 비타민도 챙겨 먹었다. 그리고 치료로 인해 비록 머리카락은 없었지만, 주변에서 선물 해준 50~60개의 모자로 늘 멋쟁이처럼 멋을 부리는 여유도 있었다. 힘든 치료 과정이었지만, 병원에서 만난 병원동기들과의 어울림도 많은 힘이 되었다고 한다.
다같이 유방암 수술을 받았고, 항암화학요법으로 인해 모자를 쓰고 다녀야 하는 심정을 서로를 통해 위로 받을 수 있었고, 그래서 즐겁게 힘든 치료과정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병원 동기생 모임을 아직도 합니다. 지금도 서로의 안부를 묻고 병원을 방문하는 시간이 같을 때에는 만나서 차를 마시기도 하죠.”
다행히 병원과 집이 가까운 강미순님은 치료를 위해 지방에서 힘들게 올라오는 병원 동기생들을 위해 운전도 마다하지 않으며, 때로는 자신의 집으로 초대도 하는 멋진 왕언니라고 한다. 지금은 타목시펜이라는 항암제를 복용 중이다. 먹는 항암제라도 피로와 같은 작은 부작용들이 조금씩 느껴지기는 하지만, 직장생활도 잘 하고 아프기 전의 생활로 돌아간 듯 하다며 밝은 웃음을 지었다.

유방암을 진단받은 다른 분들께 하고 싶은 말씀…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몸에 관심을 갖는 것입니다. 몸에 어떤 이상이 있는지 잘 살펴보는 습관이 필요하며, 유방 자가검진을 익혀둘 필요도 있습니다.”

강미순님은 자기 몸을 돌볼 줄 모르고, 일 중독자처럼 일했던 결과로 너무도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고 얻은 교훈이라고 한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기를 바란다고….
현재 수술한 쪽 가슴에는 보철물이 가슴의 형태를 대신해 주고 있다. 처음에는 조금 어색 했지만 이제는 몸에 달라붙는 옷도 아무렇지 않게 입고 다닐 정도로 자연스럽다고 한다.

몸과 마음이 고생하는 동안 동고동락 해주었던 남편과 아픈 사이에 훌쩍 커버린 아들에게 제일 고맙다는 말을 하며, 눈물 글썽이는 강미순님의 얼굴에는 편안함과 행복함이 보였다. 자신이 이렇게 살아있는 것이 감사할 따름이라며 자신의 일에 더욱 충실 한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의 생명이 다한 후에는 치료 받던 병원에 시신을 기증 하고 싶다며 소중한 것을 잃었지만, 새로 얻게 된 삶을 더욱 값지게 사는 강미순님의 모습에서 삶의 아름다움을 느꼈다.

“헌혈은 사랑입니다.”

헌혈의 집이나 헌혈차 주변을 지나가다가 많이 본 문구이다. 항암제 치료로 인해 골수의 기능이 떨어지는 암 환자에게는 불가피 하게 수혈이 필요한 경우가 많지만, 혈액은 수요에 미치지 못한다. 혈액이 부족한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선뜻 헌혈에 나서는 사람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적절한 혈액이 공급 될 수 있도록 현장에서 더욱 애쓰고 있는 강미순님의 역할이 소중하다고 할 수 있다. 오늘도 다급하게 수혈을 기다리고 있는 환자들을 위해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강미순님의 노력이 위급한 환자를 위해 사용되리라 생각된다